현대차·기아, 주력 차종에 하이브리드 장착

입력 2024-02-13 18:29   수정 2024-02-14 00:42

“아직 전기차를 구매할 준비가 되지 않은 고객이 많다. 제네시스가 이런 고객을 위해 하이브리드카라는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피터 란차베키아 제네시스 미국 딜러 자문위원회 회장은 제네시스의 판매가 정체상태에 빠지자, 공개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바로 그 시기,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제네시스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넣는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있었다. 내년부터 새로 내놓는 제네시스 모델을 전부 순수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기보다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뿐 아니라 현대차·기아의 주력 차종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도입해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성장통’을 넘어서기로 했다.

“전기차 시대 늦어진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해진 건 현대차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든 완성차 업체가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GM, 포드,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전기차에 ‘올인’하던 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관련 투자와 개발을 보류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줄어든 전기차 수요는 하이브리드카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전환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요타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카를 340만 대나 팔면서 완전히 살아났다. 1년 전(260만 대)보다 31% 늘어난 수치다. 올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4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역대급 순이익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이브리드카가 했다는 얘기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지난해 10월 재팬모빌리티쇼에서 “사람들이 마침내 현실을 보고 있다”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옳았다”고 말한 배경이다.

혼다도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33% 증가한 130만 대의 차를 팔았는데, 이 중 약 30만 대가 CR-V와 어코드 하이브리드카였다. 후지무라 에이지 혼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일 “하이브리드카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고 인센티브(판매 지원금)도 덜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혼다는 올해 시빅 하이브리드도 미국에 출시하기로 했다.
주력 모델에도 하이브리드 추가
하이브리드카가 잘 팔리기는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현대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5.3%로 1년 전(5.7%)보다 낮아진 반면 하이브리드카 비중은 10.6%로 1년 전(7.1%)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차종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내놓기로 했다. 올해 팰리세이드, 스타리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은 2분기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제조하기로 했다.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내년 3세대 모델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브랜드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코나, 투싼, 싼타페와 기아 산하 K5, K8,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춘 상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 시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카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성패를 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빈난새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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